두릉구택(杜陵舊宅)은 동래정씨석문공파(東萊鄭氏石門公派)의 후손인 두릉정원달(杜陵鄭源達)이 1890년경에 지은 한옥이다. 산기슭에 볕과 바람이 잘 드는 남동향으로 자리하고 있는데, 집터는 예로부터 명당으로 여겨졌던 곳이다. 고택 뒤편 산에서는 맑은 물이 내려온다.현재 동래정씨석문공파의 주손(胄孫) 부부가 고택에 머물고 있다. 아담한 기와 담장과 250여 년 된 커다란 회화나무 사이를 지나 초록빛이 고운 잔디 마당에 들어서면,널찍하고 기품 있는 고택이 보인다. 본채는 고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ㅁ’자형으로, 전면의 사랑채가 좌우로 1칸씩 돌출된 ‘날개 집’의 형상을 띠고 있어 특별하다.본채의 전면에 위치한 사랑채 중앙에는안뜰로 들어갈 수 있는 중문이 나 있다. 그리고 중문을 중심으로 우측에는 2칸 큰사랑이, 좌측에는 3칸 작은사랑이 배치되어 있는데, 서로 높이나 구조가 다른 데서 오는 입체적인 아름다움이 엿보인다.큰사랑은 앞뒤 칸을 하나로 합친 큼직한 사랑방과마루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랑방 뒤로 안채와 연결되는1칸 방이 있다. 정갈한 사랑방 안에는 예스런 수납장이 자리해 있고, 다른 방과 달리 TV와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또한 마루방에는 긴 탁자가 놓여 있어 앉아서 차를 마시거나 책을 볼 수 있다. 앞마당으로 난 문을 활짝 열어 젖히면 사랑채 앞쪽의 툇마루와 연결되어 밖을 향해 시원하게 열린 공간이 된다. 중문으로 들어서면 검은 조약돌로 덮인 아늑한 안뜰 너머로 정겨운 대청마루가 마주하고 있다. 안뜰을 향해 전면이 개방된 대청마루는 세월의 손때가 스며 더욱 정겹고 편안하다. 한여름 낮에는 뒤뜰로 난 2개의 문을 열어 두는데, 더위 걱정을 잊을 만큼 산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바람이 머물렀다 가는 널찍한 마루에 누워 고요하게 하늘을 바라보면, 자연과 하나된 듯한 한옥의 묘미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2개의 방으로 구성된 큰사랑방과 문간방, 안채의 작은방 등 4곳에서 숙박할 수 있으며, 마당에 독채로 지어진 화장실과본채 내 창고를 개조한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다. 2곳 모두 현대식이며 공용이다. 그리고 원하는 손님의 경우 1인 1만 원에 아침 식사가 제공된다. 제철 나물과 산적, 수육 등을 포함한 한정식으로 놋그릇에 정성스럽게 차려낸다. 또한 천연 염색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데, 감과 황토, 쪽 등을 사용해 손수건을 염색해 보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고택의 안주인은 천연 염색 자격증 소지자로, 직접 염색한 천으로 이불을 지어 방마다 구비해 놓았다.